[베트남여행] 나 홀로 베트남 여행(1).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 상모동무와 꽌안응온.




 답답하다. 답답해! 한밤에도 무더운 날씨는 고사하고,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꽉 막힘이 더해져 침대 위에서 이쪽저쪽으로 뒹굴 거리며 노트북을 하고 있던 와중에. 내게 허락된 자유가 채 10일이 남지 않았다는 것이 번뜩 머리를 스쳤다. 이렇게 뒹굴 거리기만 하다가 다시 일을 시작해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동시에 얼마 전 선물 받아 집 한쪽 벽에 붙여 놓은 세계지도가 눈에 띄었다. 그러지 않아도 내가 갔던 나라들을 핀셋으로 표시해 놓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참이었다. 핀을 한 개 더 꼽아 말어? 흠...약 닷새 정도 다녀올만한 가까운 곳 어디 없을까 하다가 항공권 땡처리 하는 사이트에서 아주 맛있어 보이는 녀석의 윙크짓에 직격타.. 가격도 날짜도 딱 인게 픽스 각이다. 그래 가고 보자. 베트남! 출발 3일 전의 무턱대고 질러본 새벽 4시의 발권. 그게 이 여행의 시작이었다. 


맛있어보이지 않나요? 


베트남도 PICK!




제멋대로 베트남 출발! 하노이와 상모동무. 꽌안응온(Quan An Ngon).

여행계획은 노룩패스!



 뭐 캐리어까지 필요하겠어? 백팩 하나 메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직전 일본 여행에서 1분 차이로 비행기를 놓치는 불상사(WTF..)가 있었기에 일부러 빨리 나왔다. 자그마치 출발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으니 내가 얼마나 그 때를 악몽으로 기억하는지. 커피 한 잔 사서 근처의 인터넷 부스를 이용해 오늘 당장 무엇을 하고 먹을지부터 하나둘 골라보았다. 많이 추천 받은 '사파'를 오늘 밤 슬리핑버스 타고 가기로. 덕분에 숙박은 굳었지. 버스 타기 전까지 뭐 할까나. 분짜나 반쎄오도 먹고, 마사지도 받고.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래, 이제야 여행 좀 하는 것 같다.





 연착을 밥 먹듯이 한다는 비엣젯항공이라더만 이번엔 봐줬나보다. 5시간여의 비행시간. 내 바로 옆 좌석은 예매가 안 된것인지 아님 지난번의 나와 같은 처지신지는 몰라도 아무도 안 탔다. 덕분에 좀 편하게 왔다. 너무 빵빵한 에어컨으로 기내가 상당히 추웠다. 담요를 요청해보았지만 제공되지 않는다고. 비엣젯 타실 분들은 작은 담요 하나 챙기는것도. 한 자리 건너 그 옆에 타있는 여성동무는 나만큼이나 상모를 잘 돌리시는듯 했다. 일어나보니 목이 다 뻐근하다.


 입국 절차를 밟고 공항 로비. 가져갔던 달러를 환전하려는데 환전소와 같이 딸려있는 인포메이션에 내 옆옆자리에 앉아있던 그 상모동무가 직원과 시원하지만은 않은 Q&A 시간을 갖고 있다. "한국인이세요?" 알면서 물어봄. 형식적인 대화가 오고 가고. 나를 따라 환전하는 상모동무. 같이 유심칩도 사고 공항버스도 탔다. 동무의 오늘 일정은 호안끼엠까지 가서 바로 하노이역이나 근처 터미널에서 닌빈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닌빈이 뭐지 싶어 검색해보니 짱안과 깟바 등 다양한 관광 명소가 있는 곳이더군. 그렇지 않아도 마지막 날에 짱안 보트 투어를 해볼 생각이었기에 팁을 좀 알아볼까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이건 뭐. 나만큼이나 대책 없이 온 동무더이다. 버스는 호안끼엠 근처까지 잘 데려다 줬다.


처음부터 택시 사기에 당하지말고 버스 타시는게 나으실지도?


오토바이 많다. 정말. 정말 많고 시끄럽다. 나 간다! 뒤에 나 있다!!!! 하고 클락션을 울려댄다.


여기 있는 모든 운전자들은 안다. 자신의 반경 1M 이내엔 항상 오토바이가 있다는 것을. 그래서 과속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무질서 안의 질서를 만드는건 이 생각 때문이 아닐까.


고양이를 묶어 키우고있어. 새끼는 눈도 못뜬상태.


 버스에서 내리고 나니 습한 더위가 확 느껴진다. 워워-. 진정하라구 Mr.겨.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터라 배가 고팠다. <신서유기> 덕분인지 더욱 인지도가 높아진 하노이의 몇몇 음식점 이름이 키워드 '하노이'만 쳐도 튀어나오길래 몇 군데 구글맵에 표시해 놨었다. 다행히 버스에서 내린 장소에서 얼마 되지 않는 곳에 그 중 하나인 <꽌안응온>이 있었다(한번에 가게 이름 안 틀리고 발음 할 수 있는 사람 거수! 내려).  "같이 점심 먹을래요?" 웬만하면 먹을꺼라 생각하고 물어봄. 낯선 장소는 원래 다 그런거야. 그래서 여차여차 하여 같이 음식점으로 들어섰다.


노랗다. 한국인이 역시 우리말고 더 있었다.


상모동무와.


 반쎄오와 분짜 그리고 무슨 튀김롤을 시켰는데 맛이 나쁘지 않았다. 같이 시킨 맥주도 괜찮았다. 요리 셋 다 무슨 소스가 곁들어져 나왔다. 찍어 먹으니 오- 맛있음. 야채도 넣고 고기도 넣고. 신서유기 보고 배운대로 야무지게 모양 내어 먹었다. 이쯤부터 진짜 베트남에 왔구나 싶었다. 서로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호기심. 여행지에서 공통 분모로 작용하는 낯설음과 설레임이 쉬도 없이 얘기하게 만들었다.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한 사람 당 우리나라 돈으로 6천원도 안 나온 것 같다. 


반쎄오!


이게 제일 맛있었다.



분짜. 먹다가 찍은거라 양이 적음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무얼 하든지 간에 먼저 하노이역에서 상모동무의 기차를 예매하기로. 그리 멀지 않아 5분정도 걸어서 하노이 역에 도착했다. 닌빈 가는 열차 시간대를 물어보니 한참이나 후에 있다는 안타까운 상황. 마음이 다급해진 상모동무는 급하게 핸드폰 검색에 열을 올린다. 근처 짯밥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는 정보를 얻고는 하노이 역 앞에서 동무를 보냈다. 나흘째 날. 둘 다 하노이로 돌아오는 그 날에 일정이 겹치면 만나자며 카톡도 교환했다.  4만동을 부르는 오토바이 택시 아자씨 앞에서 꿋꿋하게 3만동을 주장하는 상모동무의 눈은 흔들림이 없었다. 여자 홀로 하는 여행의 걱정이 싹 가시는 부분이었다. 하노이 첫 번째 인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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