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알라딘이 빌었던 소원은 헌책방 죽이기였을까?








 중국어스터디를 끝내고 집에 돌아가고있었다. 평소에 최고운 작가의 에세이 「아무날도 아닌 날」을 읽고 싶었던 터라 이곳저곳 서점에 재고가 있는지 전화하던 차였다. 홍지서림에 책이 한 부 남아있다는 전화에 그대로 홍지서림으로 향했다. 서점이 위치한 곳은 한옥마을 근처 헌책방 골목이다. 이왕 간 김에 헌책방에 들러 책들을 보고싶었다. 헌책방에서 느낄 수 있는 오래된 책 냄새, 오히려 먼지쌓여 있는게 더 어울릴 것같은 장소인 그곳이 그리웠다. 하지만 그곳은 더 이상 헌책방 골목이란 말과 어울리지 않았다. 아무리 찾아봐도 헌책방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근처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들어서서인지 내가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찾을 수 있었던 헌책방은 딱 한군데였다. 그 한군데 마저 그리 내 기억에 걸맞는 헌책방스럽지가 않았다. 내 스물한살의 한 장면이 사라진것 같아 우울해졌다.









4년 전, 하이탑 스니커즈를 신고 이 장소에 왔던 적이 있다. 옆에 있던 사람은 헌책방을 가자고 제안했던 사람이었다. 헌책방 몇 곳을 들낙거리며 찾았던 책들. 이런 책도 다 있다며 서로에게 자신이 찾은 책을 보여주기 바빴던 하루. 터미널까지 걸어오느라 퉁퉁 붓고 물집잡혔던 발. 유난히 더웠던 날씨. 이제는 사라진 '베네치아' 라는 이름의 레스토랑까지. 그 날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이젠 내 머릿속 기억으로만 자리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퍽 내 기분을 시큰하게 했다.



참 아쉽다. 

알라딘이 빌었던 램프의 요정 소원은 헌책방 죽이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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