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드랍 더 비트! 고개내민 봄 옹. 봄 걸음 시작.



내 퇴근길을 매번 맞아주는 고'개' 내밀이.





상당한 일교차를 보이며 오르내리락 하던 바깥공기는 결국 며칠동안의 꽃샘추위를 불러들였고, 자기 할 일은 다 마쳤다며 사라진 찬기운 뒤에 따뜻한 햇볕이 내 겨울패딩들을 조롱했다. 대학가를 거닐면서 듣게되는 음악은 다시 봄 향기로 치장을 시작했다. 군 제대 후 새로 샀었던 핸드폰의 첫 벨소리는 '벚꽃 엔딩'. 덕분에 봄 뿐만 아니라 여름가을겨울에도 지겹게 들어왔던 이 캐롤은 올해에도 다시 음원차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부분 장범준의 첫 소절을 듣기 전 반주에서 노래가 끝나던 내 핸드폰의 봄노래는 싱그러운 봄기운을 타서인지 전곡을 다 들어도 조금도 지겹지 않았다. 바야흐로 떨어지는 벚꽃 수만큼 눈에 수없이 채일 커플들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3월이 다 끝나가는 지금. 나는 전력을 다하지 않았음에도 겁부터 잔뜩 먹어있다. 학기 초반부터 쏟아진 기대 이상의 레포트 다발을 받아내기에 내 빠케쓰(bucket)는 용량이 작았다. 무턱대고 시작하고 보았던 대외활동들의 헤드님들이 본격적으로 오더를 내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들의 오더에따라 멋드러지는 꼭두각시 춤을 시작해야했건만 그것도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벌써부터 꼬리쪽 앙증맞은 항문을 보이는 3월과 머리부터 들이대고보는 시내버스같은 4월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3월의 첫 선물은 너로구나.




지난 겨울방학동안 밤낮이 바뀐 생활에 완벽적응했던터라 다시 시작하는 새벽 우유배달이 나를 꽤나 애먹였다. 다시 시작하는 우유배달의 첫 하루는 딱 맞는 아이언맨 슈트마냥 가뿐하게 끝내는가 싶더니 이튿날부터 허리 팔 여기저기가 윤활유를 부르짖었던 것이다. 지난 3주간, 우유배달 사장님은 두번이나 우리집 문을 두드렸고(늦잠 잤다는 말이다.) 설상가상으로 배달 도중 여고 앞에 주차되어있던 차량 한대를 트럭 모서리로 후진 충돌해 썩 보기 좋지 않은 보조개를 만들어 준 사건은 지금도 내 극세사 이불을 걷어차게만든다. 사장보살님께서 직접 1:1로 자리를 가져 쓴소리 하실만큼 내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음을 인정. 작년부터 해온 우유배달을 내가 너무 긴장없이 나태한 상태로 대한듯 해 내 궁둥짝을 누가 좀 걷어 차주었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이제 알았어. 넌 보조개가 어울리지 않아.





안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봄 이꼬르( = ) 시작. 대외활동들을 통해 알게된 사람들이 새로 벌은 내 자산이 되었다. 우연과 인연이 얽히고 설켜, 대외활동 내부에서도 열손가락 다 사용하여 셀 수 있을만큼의 인원이 한 팀이 되었고, 팀 운은 내가 어벤져스 다음이었다. 한 집단을 장악하는 것에 희열과 존재감을 얻는 타입인 나. 단점은 10명 이 넘어가면 이게 쉽지 않다는 것. 이런면에서 팀 인원수와 적절한 성향 분배는 무릎을 탁 칠만큼 기가 막혔다. 




지난 달 다음 메인에 내 포스팅 글이 여러차례 게시되어 덤으로 얻게된 광고수익이 통장에 들어왔다. 광고를 단지 한달여만에 왠만한 노트북 하나는 거뜬히 살만한 수익에 강균성의 우렁찬 웃음소리가 한동안 내 자취방에서 울려 퍼졌다지.

 



내가 땀 뻘뻘 흘리며 배달한 우유를 먹어왔던 고3 여고생들이 올해 다 대학생이 되었다. 그 산증인을 최근 한 대외활동에서 만날 수 있었다. 물론 내가 그 학생을 알아봤을리는 없고, 대화 도중 출신 고교가 내 배달지임을 확인하고 신기함에 내가 우유아저씨였음을 밝혔던 것. 이 산증인을 통해 고교생들의 눈에 비치는 내 모습을 어느정도 들어 볼 수 있었다. 일부러 나쁜 얘기를 걸러내는지 좋은 얘기만 나오니 칭찬에 인색한 나는 어서 화제를 돌려버렸다.




춘곤증이라는 단어가 있었지? 글쎄 난 추곤증 하곤증 다있으니 딱히 봄으로만 한정한 이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입장으로써, 여전히 잠과의 치열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음을 알리며 간단한 춘2병 브리핑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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